
서울을 벗어나 김포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
결혼식을 크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남자친구나 나나 비슷했다. 양가 부모님도 요새 젊은 사람들 뜻대로 하라고 하셔서 일이 쉽게 풀릴 줄 알았다. 그냥 이쁜 카페 빌려서 하거나 서울스몰웨딩홀 알아봐서 대충 50명 정도 모셔놓고 밥 먹으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완전히 나의 오산이었다. 강남이나 마포 쪽에 있는 하우스웨딩 장소들을 몇 군데 전화해 보니 대관료만 몇백만 원이 훌쩍 넘었고, 보증인원도 소규모라고 하면서 최소 100명은 깔고 가야 한다는 곳이 수두룩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경기도 외곽으로 빠지는 게 낫겠다 싶어서 일산스몰웨딩이나 김포 쪽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마침 친척들이 인천이나 일산 쪽에 많이 살고 계셔서 김포가 지리적으로 나쁘지 않겠다는 계산도 섰다. 김포공항이랑 가깝기도 하고 공항철도나 김포골드라인이 있으니 서울에서 오는 친구들도 어떻게든 오겠지 싶었다.
김포 플로렌스 상담을 다녀오며 느낀 공간의 한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다가 돌잔치나 소규모 행사를 많이 한다는 김포 플로렌스 이야기를 보고 주말에 상담을 예약했다. 사실 김포는 신도시라 건물들이 다 큼직하고 주차도 편할 줄 알았는데, 상가 건물 안에 입점해 있는 형태라 내가 머릿속으로 그리던 야외 정원이나 숲속 같은 하우스웨딩 느낌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물론 실내는 깔끔하게 꾸며져 있고 돌잔치나 가족결혼식 하기에는 동선이 컴팩트해서 실용적으로 보이긴 했다. 상담해 주시는 분도 친절했고 당일 조리된 음식을 뷔페로 제공한다고 해서 음식 걱정은 덜하겠다 싶었다. 하지만 샹들리에가 번쩍이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가득한 공간을 보니, 여기서 어른들을 모시고 진짜 ‘웨딩’ 느낌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살짝 들었다. 너무 돌잔치 전문점 느낌이 강하게 나면 하객들이 와서 어색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꼬리를 물었다.
식대와 보증인원 계산기 두드리다 머리가 아파진 순간
가장 머리 아픈 건 돈 문제였다. 스몰웨딩이라고 하면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대관료와 꽃장식, 디렉팅 비용을 합치니 대략 300만 원 안팎의 견적이 나왔고, 식대는 인당 6만 5천 원 선으로 책정되어 있었다. 대규모 예식장은 하객이 많을수록 식대 단가가 내려가거나 대관료를 깎아주는데, 소규모웨딩은 인원이 적다 보니 1인당 단가로 치면 오히려 더 비싸게 먹히는 기분이었다. 보증인원을 50명으로 잡았을 때와 80명으로 늘렸을 때의 차이를 엑셀 파일로 정리해 보면서 이게 진짜 합리적인 소비가 맞나 회의감이 들었다. 수원스몰웨딩이나 평택스몰웨딩 쪽 견적도 지인을 통해 대충 건너 들었는데, 거기도 상황은 비슷했다. 결국 인원이 적어질수록 혼주가 부담해야 하는 고정 비용의 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구조였다.
일산이나 다른 외곽 지역 웨딩홀과 비교했을 때의 애매함
김포에서만 보기에는 아쉬워서 다리 하나 건너면 있는 일산 쪽의 야외 카페결혼식 장소나 용인하우스웨딩 명소들도 리스트에 넣어봤다. 일산 쪽은 마당이 있는 넓은 카페들이 많아서 분위기는 더 나아 보였는데, 날씨 리스크가 너무 컸다. 봄이나 가을에 비라도 오면 야외 천막을 쳐야 하는데 그 천막 대여료도 추가금으로 몇십만 원씩 붙었다. 게다가 대중교통 접근성은 김포보다 훨씬 떨어져서 차가 없는 대학 동기들은 오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대중교통이 편한 서울스몰웨딩홀은 비용이 징그럽게 비싸고, 외곽으로 나가자니 하객들 발을 묶어버리는 꼴이 되니 진퇴양난이었다. 양가 부모님께 여쭤봐도 “너희 좋은 대로 해라” 하시면서도 은근히 주차 편하고 밥 맛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셔서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주차와 대관 시간제한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다
우리가 방문했던 날은 유독 주말이라 상가 건물 지하 주차장이 만차였다. 김포골드라인 운양역 근처라 지하철을 타고 오면 편하겠지만, 지방에서 차를 몰고 올라오시는 친척 어른들이 주차장 입구에서 뱅뱅 돌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등에 땀이 났다. 그리고 대관 시간이 보통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로 제한되어 있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촉박해 보였다. 멀리서 온 손님들과 조용히 대화도 나누고 사진도 여유롭게 찍으려고 스몰웨딩을 선택한 건데, 앞뒤 타임에 다른 행사나 돌잔치가 꽉 차 있으면 쫓기듯 식을 치러야 할 것 같았다. 실제로 상담받는 와중에도 옆 홀에서 아이 우는 소리와 마이크 테스트 소리가 섞여 들려와서 온전히 우리만을 위한 시간이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가시지 않았다.
결국 완벽한 타협점은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갔다
스몰웨딩을 준비하면서 가장 뼈저리게 느낀 건, 대세를 거스르는 일에는 엄청난 기회비용이 따른다는 점이다. 평범한 예식장에서 200~300명 불러놓고 공장식으로 30분 만에 끝내는 결혼식이 왜 한국에서 표준이 되었는지 비로소 이해가 갔다. 그게 가장 저렴하고, 가장 뒤탈이 없으며,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골치가 덜 아프기 때문이었다. 가족결혼식이라는 이름하에 친척들 연락처를 추리고, 누구를 부르고 누구를 뺄지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결국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자친구와 차 안에서 한참을 침묵했다. 김포든 일산이든 서울이든, 우리가 원하는 완벽한 조건의 소규모 웨딩홀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우리 예산 범위를 한참 벗어나 있을 것이라는 씁쓸한 확신만 얻은 채였다.
식대 계산기 보고 진짜 속상했네요. 50명에서 80명으로 늘릴 때 차이부터 계산해볼 필요 있을 것 같아요.
김포 플로렌스 상담받으시는 분 말씀처럼, 어른들 분위기가 너무 돌잔치 전문점 느낌이 들면 어색해질까 봐 걱정이 되네요.
제가 생각해도, 하우스웨딩 분위기가 아니라 돌잔치 느낌이 강하게 나서 하객들이 어색해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부분이 공감됩니다. 특히 공간이 좁아서 큰 규모의 웨딩을 하려고 하면 오히려 부담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