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묘한 부담감
주변에서 하나둘 결혼 소식이 들려오면 자연스럽게 나도 마음이 급해진다. 예전엔 그냥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했는데, 이제는 주말마다 교회 예배를 드리고 봉사 활동을 하며 사람들을 봐도 마땅한 인연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소위 말하는 ‘교회 소개팅’이라는 것도 몇 번 해봤는데, 소개해주시는 분들의 의도는 감사하지만 오히려 그 부담감이 너무 컸다.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조건이 사실상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주 앉으면 신앙관보다 생활 습관이나 말 한마디에서 오는 거리감이 더 크게 느껴질 때가 많다. 기독교 결혼정보회사를 알아볼까 싶어 웹사이트도 몇 번 들어갔다 나왔는데, 수백만 원대의 가입비를 보고 있자니 내가 지금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현타가 오기도 했다. 결혼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시스템 속에 나를 던져야 하나 싶고 말이다.
성향 테스트가 맺어준 인연이라는 것들
요즘은 교회 안에서도 무슨 성향 테스트니 뭐니 하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 꽤 많아졌다. 숭실대학교 쪽에서 주관하는 행사 소식이나 건학 이념을 강조하는 대학교들의 뉴스레터를 봐도 뭔가 체계적으로 사람을 엮어주려는 노력들이 보인다. 나도 한 번은 그런 성향 테스트를 거쳐 만남을 주선해 주는 모임에 나갔는데, 10시부터 6시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었다. 참가비는 대략 5만 원 정도였나, 그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오후가 되니 조금씩 대화가 오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거기서 대화가 잘 통했던 사람은 왠지 모르게 나랑 신앙적인 부분에서 핀트가 어긋났다. 오히려 찬양의 스타일이나 좋아하는 CCM 가수가 다를 때 오는 묘한 이질감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했다. 성향 테스트 결과지에는 ‘이상적인 배우자상’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실상은 그냥 서류상의 매칭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라는 울타리가 때로는 더 좁게 느껴질 때
한국 교회의 교인 수가 10년 새 59만 명이나 줄었다는 통계를 뉴스로 봤다. 예장통합 같은 큰 교단조차 매년 5만 명씩 줄어든다고 하니, 교회 안에서 배우자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풀(Pool)도 자연스럽게 좁아지는 게 아닐까 싶다. 게다가 요즘은 교회 내부에서도 성평등 문제나 사회적 이슈를 두고 의견이 갈리기도 하고, 대전시 기독교연합회와 관련한 뉴스에서 보듯 행정적인 문제로 갈등이 생기는 걸 보면 교회라는 공간이 마냥 평화롭고 이상적인 만남의 장소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엔 ‘교회 오빠’라는 단어가 주는 신뢰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한 명의 사람으로 대해야 하는 현실이 조금은 씁쓸하다. 신앙 안에서 만나면 모든 게 아름다울 것 같았는데, 현실은 더 복잡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더미다.
이미 승리했다는 믿음과 현실의 간극
신학 서적에서 말하는 ‘이미(Already)와 아직(Not Yet)’의 개념이 내 결혼관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신앙적으로는 이미 하나님의 예비하심이 있다고 믿지만, 아직 내 앞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 악마가 패배했다는 신학적 해석을 들을 때는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정작 텅 빈 주말 오후를 보낼 때면 과연 내 짝은 어디에 있나 싶어 마음이 공허해진다. 주변에서는 자꾸 ‘때가 되면 다 된다’라고 하는데, 그 때가 정확히 언제인지 알려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기도하고 준비하면 된다고 하지만, 정작 사람을 만나는 건 결국 내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영역이라 더 피곤하게 느껴진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결국 소개팅을 더 많이 할지, 아니면 아예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해서 조건부터 따져봐야 할지 고민은 계속된다. 사실 가격대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업체에 내 프로필을 넘기는 게 왠지 모르게 내 삶을 통째로 평가받는 기분이라 꺼려진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고. 어떤 분들은 교회 안에서 봉사를 더 많이 하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미 몇 년째 봉사 중인데 딱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내 일상을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걸까. 오늘은 또 어떤 사람을 소개받을지, 아니면 그냥 조용히 혼자 찬양을 들으며 하루를 마칠지 결정하지 못한 채로 또 주말을 맞이한다. 이게 맞는 방향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유난을 떨고 있는 건지조차 이제는 잘 모르겠다.
봉사 시간 늘리는 건 좋지만, 요즘 교회 분위기도 참 어렵네요. 제가 전에 다닌 교회도 비슷한 고민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성향 테스트 결과가 너무 공감되네요. 마치 비슷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끼리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