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혼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현실은 ‘휴양이냐, 관광이냐’의 선택지입니다. 저 역시 30대 직장인으로서 일생에 단 한 번뿐이라는 핑계로 무리해서라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바로 뉴욕칸쿤 연계 노선이었습니다. 도시의 화려함과 카리브해의 여유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가득 찼던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일정을 짜고 다녀와 본 결과, 현실은 인스타그램 속 화려한 사진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예산 조율부터 체력 안배까지 매 순간이 타협의 연속이었기 때문입니다.
1,000만 원이라는 예산의 현실적인 배분과 타협
우리가 책정한 대략적인 뉴욕칸쿤 총예산은 2인 기준 950만 원에서 1,100만 원 사이였습니다. 비행기 표값만 해도 전체 예산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기 때문에, 숙소에서 타협이 필요했습니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고민하는 지점이 바로 ‘뉴욕 호텔에 얼마나 투자할 것인가’입니다.
우리가 내린 결정은 뉴욕에서는 철저히 가성비 비즈니스 호텔(1박당 30만 원 선)로 타협하고, 칸쿤에서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1박당 80만 원 선)에 힘을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조건이 작동하려면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 뉴욕에서는 하루에 2만 보 이상 걸으며 숙소에서는 정말 잠만 잘 생각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뉴욕에서도 미드타운의 센트럴 파크가 보이는 뷰 좋은 호텔을 고집했다면 예산은 손쉽게 1,500만 원을 넘어섰을 것입니다.
실제로 뉴욕 3박, 칸쿤 5박의 일정 동안 우리가 지출한 세부 내역을 보면 항공권 420만 원, 뉴욕 숙박 100만 원, 칸쿤 올인클루시브 400만 원, 식비 및 쇼핑 200만 원 선이었습니다. 이 정도 예산 범위 내에서 움직이려면 쇼핑은 아울렛 한 곳으로 제한해야만 했습니다. 돈을 무제한으로 쓸 수 없다면 결국 어느 한쪽은 포기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많은 이들이 범하는 가장 흔한 실수와 피로의 누적
이 뉴욕칸쿤 루트를 계획할 때 많은 사람이 실수하는 부분은 뉴욕에서 칸쿤으로 이동하는 비행기 시간표입니다. 뉴욕에서 칸쿤으로 가는 직항편은 약 4시간이 소요됩니다. 우리는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 시간을 아끼기 위해 새벽 6시 비행기를 예약했었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습니다.
실제 상황에서 이 일정은 지옥에 가깝습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맨해튼에서 JFK 공항으로 향하는 우버를 타는 순간부터 몸은 이미 녹초가 되었습니다. 뉴욕에서의 3일 동안 매일 밤늦게까지 타임스퀘어와 브로드웨이를 쏘다녔던 터라 면역력이 바닥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제 주변의 한 커플은 우리와 비슷한 일정으로 움직였다가, 칸쿤 리조트에 도착한 첫날 극심한 몸살에 걸려 80만 원짜리 올인클루시브 뷔페와 칵테일을 앞에 두고 방에서 타이레놀만 먹으며 잠만 잤다고 합니다. 이처럼 무리한 이동 일정은 돈을 더 쓰고도 여행을 망치는 지름길이 됩니다. 체력이 약하거나 평소 야근으로 지쳐 있는 직장인이라면, 이동일 오전은 차라리 늦잠을 자고 오후 비행기를 타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이 지점에서 많은 사람이 실수하곤 합니다.
기후의 급격한 변화와 몸이 보내는 적신호
또 한 가지 예상치 못했던 변수는 급격한 기후 변화였습니다. 우리는 10월 중순에 여행을 떠났는데, 뉴욕은 꽤 쌀쌀한 가을 날씨여서 트렌치코트와 가벼운 패딩을 입어야 했습니다. 반면 칸쿤은 습도가 높고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한여름 날씨였습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다른 기후를 단 4시간의 비행 끝에 마주하게 되니 몸이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뉴욕의 건조한 빌딩 숲 바람을 맞다가 칸쿤의 에어컨 바람과 실외의 고온다습한 기후를 오가니 동행한 배우자는 심한 냉방병과 감기 증세를 보였습니다. 약국을 찾아 헤매며 멕시코 현지 감기약을 사 먹여야 했을 때의 식은땀 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기대했던 환상의 허니문이 순간적으로 생존 서바이벌처럼 느껴졌던 순간이었습니다. 과연 이 고생을 하면서까지 두 도시를 묶어서 왔어야 했나 하는 회의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래서 이 조합은 과연 모두에게 정답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조합이 무조건 좋은 선택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다녀와서 주변에 이야기할 때도 저는 반은 추천하고 반은 뜯어말리는 편입니다.
이 피곤한 조합이 유용한 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왔고, 좁은 비행기 좌석에서 10시간 이상 버티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활동적인 커플입니다. 대도시의 지적 자극과 휴양지의 나태함을 동시에 경험하는 매력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다음과 같은 분들은 절대 이 조합을 선택하지 마십시오. 평소 저질 체력이거나 일상 업무에 절어 있어서 신혼여행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누워만 있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특히 7박 이하의 짧은 일정으로 이 두 곳을 모두 가려는 것은 욕심입니다. 이동 시간만으로 이틀을 길바닥과 공항에서 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그 돈과 시간이라면 몰디브나 하와이 한 곳만 집중해서 다녀오는 것이 체력적으로나 비용 대비 만족도 면에서 훨씬 합리적입니다.
현실적인 다음 단계는 간단합니다. 지금 당장 항공권을 결제하기 전에, 파트너와 마주 앉아 하루에 2만 보씩 사흘 연속으로 걸은 뒤 다음 날 새벽 3시에 일어날 수 있는지 서로의 체력을 냉정하게 점검해 보십시오. 만약 한 명이라도 고개를 가로젓는다면 뉴욕칸쿤 일정은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맞습니다. 게다가 성수기인 12월에서 2월 사이에는 칸쿤의 리조트 비용이 폭등하므로, 이 시기에는 예산 제한이 있는 여행자에게 이 조합을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칸쿤의 날씨 변화 때문에 몸에 무리가 많이 가는 것 같아 걱정되네요. 특히 저도 여행 전에 체력을 좀 관리해야겠어요.
칸쿤 올인클루시브, 정말 가격대가 부담되더라구요. 저희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아울렛 말고는 거의 안 사려고 계획했는데, 그래도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돈을 쓰게 됐어요.
칸쿤의 더위 때문에 밤마다 에어컨 앞에만 앉아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차이 때문에 몸에 큰 부담이 갔을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