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 상담을 앞둔 30대에게: 광고 밖의 현실적인 고민들

결혼정보회사 상담을 앞둔 30대에게: 광고 밖의 현실적인 고민들

최근 방송에서 전현무 씨가 결혼정보회사(결정사) 대표에게 나이와 외모로 냉혹한 점수를 받는 장면을 보며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30대 중반인 저 역시 작년에 진지하게 결정사 가입을 고민하며 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정사는 ‘내가 어떤 가치를 가졌는가’를 점수로 환산해 보여주는 냉정한 시험대입니다. 막연하게 ‘좋은 사람 만나겠지’라는 기대로 갔다가는 상담실 문을 나설 때 큰 상처를 입기 딱 좋습니다.

제가 실제로 방문했던 세 곳의 결정사 가격은 서비스 횟수(보통 5~10회)와 등급에 따라 최소 250만 원에서 최대 1,500만 원까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흔히 ‘결정사 등급’이라고 불리는 지표는 직업, 자산, 학벌, 나이, 키 등을 계량화하는데, 여기서 의외의 복병은 ‘나이’였습니다. 30대 중반만 넘어가도 가입 비용은 올라가는데 만남의 선택지는 줄어드는 역설을 마주하게 되죠. 기대는 ‘연봉과 외모가 적당히 준수한 사람’이었는데, 막상 등급표를 받아보니 현실적인 매칭 범위는 제 상상보다 훨씬 좁고 폐쇄적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겪은 가장 큰 실수는 ‘시스템에 대한 맹신’입니다. 많은 분이 가입비가 비싸니 그만큼 더 좋은 사람을 만날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결정사는 만남의 ‘기회’를 돈으로 사는 것뿐입니다. 저는 300만 원 정도를 지불하고 6개월간 5번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기대했던 드라마틱한 설렘보다는 ‘조건을 맞추기 위한 짧은 면접’ 같은 자리가 이어졌죠. 3번째 만남에서 만난 상대는 대화가 꽤 잘 통한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부모님의 경제적 관점 차이로 흐지부지되었습니다. after가 before보다 나아졌느냐 묻는다면, 솔직히 ‘내 객관적인 위치’를 알게 된 것 외에는 큰 진전이 없었다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결정사를 이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트레이드오프는 ‘시간’과 ‘효율’입니다. 스스로 발품을 팔아 소개팅 앱이나 지인 소개로 만나는 비용은 거의 0원에 가깝지만, 실패 리스크와 감정 소모가 큽니다. 반면 결정사는 돈은 들지만 적어도 상대의 기본 정보(학벌, 직업, 가족 관계)는 검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데이터가 곧 ‘행복한 결혼’을 보장하느냐 하면, 그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정보의 불확실성을 피하려다 오히려 조건의 늪에 빠져 결혼의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 점이 바로 많은 사람이 결정사에서 느끼는 환멸의 시작이기도 하죠.

사실 상담을 받으면서도 ‘과연 내가 이 돈을 내고 여기서 만난 사람과 평생을 약속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끝까지 떠나지 않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결정사 등급’이 인간의 가치라고 착각하며 자존감을 깎아먹기도 하는데, 이는 지극히 회사의 수익을 위한 프레임일 뿐입니다. 저의 경우, 기대했던 조건의 상대는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조건은 좋지만 대화가 전혀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어져 결국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결혼을 전제로 고민하는 30대 중반의 직장인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만남의 조건보다 가치관의 일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결정사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미 조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고, 바쁜 일상 때문에 최소한의 검증된 만남을 원한다면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겠죠.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결정사에 상담 예약을 잡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생각하는 ‘결혼의 필수 조건’ 세 가지만을 종이에 적어보고, 결정사 없이 스스로 3개월간 주변 지인들을 통해 소개팅을 다시 한번 시도해보는 것입니다. 사람의 가치는 결코 숫자로 환산될 수 없다는 점, 그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현실에서 증명해내기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댓글 2
  • 결정사 비용 생각하면 정말 부담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스스로 찾아보는 게 훨씬 현실적일 것 같아요.

  • 나이 때문에 점점 소개팅 수가 줄어들어서 정말 답답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