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결혼 시장에서 취집 같은 소리 하면 다들 쳐다본다

요즘 결혼 시장에서 취집 같은 소리 하면 다들 쳐다본다

취집이라는 단어가 어색해진 요즘 분위기

며칠 전에 오랜만에 만난 대학 동기들이랑 술 한잔하는데 자연스럽게 결혼 얘기가 나왔다. 다들 30대 중반을 훌쩍 넘기다 보니 이제는 누굴 만나냐가 아니라, 대체 언제 하느냐가 관심사다. 그런데 대화 도중에 누군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요즘은 좋은 사람 만나서 취집하는 게 최고지’라고 운을 띄웠는데, 분위기가 정말 싸해졌다. 예전 같으면 그냥 웃어넘겼을 농담인데, 요즘은 다들 전문직이거나 자기 앞가림은 확실하게 하는 친구들이라 그런지 다들 표정이 썩 좋지 않더라. 솔직히 나도 이제 와서 누가 나를 경제적으로 책임져주길 바란다는 건 판타지에 가깝다는 걸 너무 잘 안다.

40대 소개팅 시장의 냉정한 현실

최근에 지인 통해서 40대 초반 남성분을 소개받았다. 사실 소개팅 앱이나 중매 사이트 같은 걸 이용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지인이 물어오는 게 낫겠지 싶어서 나간 자리였다. 밥 먹고 커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대화의 결이 예전 20대 때랑은 완전히 다르다. 상대방은 자산 규모나 대출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경제적 계획 같은 걸 너무 아무렇지 않게 꺼낸다. 나도 뭐 일 욕심이 없는 편은 아니라서 맞벌이는 당연히 생각하고 있지만, 뭔가 로맨스보다는 사업 파트너 면접을 보는 기분이랄까. 밥값은 보통 남자분이 냈지만, 찻값은 내가 내는 게 마음 편해서 그렇게 했다. 한 1시간 반 정도 있었나.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묘한 허탈감이 들었다. 예전엔 설렘이 우선이었다면 지금은 ‘이 사람이랑 살면 내 삶의 질이 떨어질까 아니면 유지될까’를 먼저 계산하게 된다.

나도 모르게 따지게 되는 조건들

정말 웃긴 건, 나 스스로도 상대방의 조건을 보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막상 나가면 나도 모르게 검증을 하고 있다는 거다. ‘이 사람 연봉이 얼마지?’, ‘집은 어디에 사나?’, ‘부모님 노후는 어떻게 되어 있나?’ 이런 것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굴러다닌다. 친구 중 한 명은 최근에 광주 근교 야외 결혼식장을 알아보다가 비용 보고 기절할 뻔했다고 한다. 예식장 대관료에 스드메까지 합치면 기본이 몇천은 그냥 깨지는데, 과연 이렇게까지 해서 결혼을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한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요새 누가 전업주부로 살고 싶어 하겠나. 내 돈 내가 벌어서 쓰는 게 세상에서 제일 마음 편하다는 걸 다들 아는데.

일과 결혼 사이에서 느끼는 피로감

얼마 전에 방송에 나온 어떤 출연자가 퇴사하고 나서 ‘취집’ 논란에 휩싸인 걸 봤다. 본인은 일 욕심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니라고 해명하던데, 나도 직장생활 하면서 느낀 게 ‘내가 굳이 왜 이렇게까지 힘들게 일하나’ 싶다가도, 막상 퇴사한 친구들 보면 그 불안정함을 내가 견딜 수 있을까 싶다. 결혼하면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막상 경제권이 상대방에게 넘어가서 눈치 보며 사는 삶은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힌다.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 봐도 돈 문제로 싸우는 경우가 태반이다. 내가 내 돈 벌어 쓰면 적어도 이런 쪽으로는 안 싸워도 되니까.

결국 불확실한 미래를 향한 고민

결국 나도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혼자 사는 지금의 편안함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공존한다.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막상 나이 한 살 더 먹을 때마다 괜히 조급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소개팅을 몇 번 더 나가봐야 할지, 아니면 그냥 이대로 살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오늘도 퇴근하고 집에 와서 멍하니 앉아 있다 보니, 대체 결혼이 뭐길래 이렇게 사람을 복잡하게 만드는지 싶다. 내일은 또 출근해서 열심히 일해야겠지. 그냥 그게 현실이다.

댓글 2
  • 밥값 내는 거 보니, 확실히 서로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는 게 중요한 것 같네요.

  • 광주 근교 야외 결혼식장 비용 때문에 기절할 뻔하다니, 결혼 준비 자체가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