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에 혼자 커피 마시다 문득 든 생각

주말 오후에 혼자 커피 마시다 문득 든 생각

재혼 이야기가 들려올 때마다 느끼는 묘한 기분

요즘 주변에서 재혼했다는 소식이나 결혼정보회사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예전에는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넘겼는데, 아이를 혼자 키우는 입장이 되고 나니 이게 좀 다르게 들린다. 최근에 기사에서 이민우 씨가 싱글맘인 재일교포 분과 결혼했다는 소식을 봤다.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지만, 나한테는 ‘아, 정말 서로의 빈 구석을 채워주는 누군가를 만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하는 의문부터 먼저 들더라. 사실 나도 한때는 그런 막연한 희망을 품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 둘을 데리고 매일매일 전쟁 같은 일상을 치르다 보면 사실 누군가를 새로 만난다는 게 엄두가 안 나는 게 사실이다.

경제적인 부분과 현실적인 벽

얼마 전에 28기 영숙 님이 연봉 고민하는 걸 보면서 크게 공감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으로서 경제적인 자립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니까. 나도 지금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빠듯하게 돌아가는 가계부나 아이들 학원비, 그리고 혹시 모를 미래를 생각하면 늘 마음 한구석이 불안하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게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 때문은 아닐까 싶어 스스로를 검열하게 된다. 재혼 사이트나 소개팅 앱 같은 것들을 살짝 엿본 적도 있다. 가입비가 수백만 원씩 한다는 곳도 있고, 그냥 가볍게 만나는 모임도 있더라. 하지만 막상 발을 들이려니 서류 떼고 프로필 올리고 하는 과정이 너무 낯설고 번거롭게 느껴졌다. 그냥 지금처럼 사는 게 내 아이들에게는 제일 안정적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이가 아플 때 느끼는 고립감

며칠 전에는 아이 피부 문제로 녹백스프레이를 살까 말까 밤새 검색만 했다. 결국 병원을 다시 가기로 했지만, 아이가 밤새 긁어서 피가 나고 잠을 못 잘 때 옆에서 지켜보는 그 마음은 정말… 말로 다 하기 힘들다. 예전에는 이런 일이 생기면 당연히 남편이랑 상의하거나 같이 병원을 갔을 텐데, 이제는 모든 결정을 나 혼자 내려야 한다.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그냥 인터넷 후기에 의존해서 이게 좋은지 저게 좋은지 따지는 내 모습이 가끔은 너무 쓸쓸하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쌓이다 보니 가끔은 정말 무기력해진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이렇게 아이를 키우는 게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많다.

색안경 낀 시선과 나 자신

이지현 씨가 방송에서 아이들에게 원망 들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하는 걸 봤는데, 그 마음이 너무 아프게 와닿았다. 사회가 싱글맘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학교 학부모 모임이나 동네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공기들이 있다. ‘재혼’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한테는 조금 무겁고 버겁다. 사람들은 재혼하면 얼굴이 활짝 폈네 어쩌네 하는데, 사실 그 이면의 복잡한 감정들을 다 알 수 있을까? 나도 사람인지라 외로움이 왜 없겠나. 그렇지만 누군가를 만나는 게 다시 상처받는 과정의 시작이 될까 봐, 혹은 아이에게 혼란을 주는 건 아닐까 봐 겁이 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결혼정보회사에 한 번 가볼까 싶다가도, 막상 가서 상담받고 비용 확인하고 나면 ‘내가 지금 뭐 하는 건가’ 싶어 도로 나올 것 같다. 어쩌면 나는 지금 새로운 관계를 맺을 준비가 아직 안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매일 아침 아이들 밥 챙기고 학교 보내고, 나 또한 일터에서 씩씩하게 일하려고 노력하지만, 퇴근길에 혼자 지하철에 앉아 있으면 문득 ‘이렇게 평생 혼자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딱히 해결책도 없고, 누가 정답을 알려줄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그냥 오늘 밤 아이가 안 긁고 잘 자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내일은 내일의 고민이 또 생기겠지. 재혼에 대한 고민은 아마 한동안은 정답을 내리지 못한 채 머릿속에 계속 남아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