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튼하우스한남 투어 갔다가 길 잃고 헤맨 날

브라이튼하우스한남 투어 갔다가 길 잃고 헤맨 날

한남동 골목길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한 게 식장 투어였다. 다들 그렇겠지만 처음엔 막연하게 예쁘고 밥 맛있는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막상 발품을 팔아보니까 사진으로 보는 거랑 실제 분위기가 정말 다르더라. 브라이튼하우스한남이 요즘 인기가 많다길래 궁금해서 주말 오후에 시간을 내서 다녀왔다. 문제는 한남동 그 복잡한 골목길이었다. 주차 공간이나 대중교통 접근성을 미리 확인했다고 생각했는데도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과 실제 진입로가 살짝 엇갈려서 근처를 세 바퀴는 돌았다. 주말이라 사람들도 많고 차도 많아서 은근히 진이 빠지더라. 도착하자마자 일단 안도의 한숨부터 나왔다.

실제 분위기는 생각보다 더 차분했다

사진으로 볼 때는 굉장히 화려하고 넓어 보였는데, 직접 가보니 아담하면서도 밀도 높은 느낌이었다. 왜 다들 소규모 웨딩을 고집하는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했다. 너무 큰 홀은 휑한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여기는 적당히 채워진 느낌이랄까. 다만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는 층고나 구조가 독특해서 여기서 우리 하객들이 다 잘 섞일 수 있을지 잠깐 고민이 됐다. 특히 티하우스랑 카페 공간이 연결되는 동선이 인상적이었는데, 이게 아파트 단지 설계랑 비슷하게 효율적으로 빠져 있더라. 그런데 한편으로는 너무 구역이 나눠져 있는 것 같아 고민이 좀 됐다. 손님들이 여기저기 흩어지면 식이 정신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고.

견적 듣고 나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대략적인 대관료랑 식대 견적을 받아보는데, 생각했던 예산 범위를 훌쩍 넘어서 솔직히 조금 당황했다. 강남 쪽 호텔이나 웨딩홀이랑 비교해 봐도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 물론 위치가 위치고, 분위기가 주는 만족감이 있으니 그 값을 한다고 말하면 할 말이 없긴 한데, 현실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보게 되더라. 주말 황금 시간대는 이미 예약이 거의 다 차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마음이 급해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과연 이렇게까지 해서 이 비용을 지불해야 할까?’라는 의문도 계속 들었다. 상담해 주시는 분은 친절하셨는데, 너무 확신에 차서 말씀하시니까 오히려 더 차분해지는 기분이랄까.

야외 공간은 날씨 운이 따라줘야 할 듯

여기의 하이라이트는 야외 공간인데, 딱 방문한 날은 날씨가 좋아서 정말 예뻤다. 근데 예식 날 비가 오거나 갑자기 쌀쌀해지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걱정이 앞섰다. 물론 내부 공간도 잘 마련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이 장소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그 야외 느낌 때문인데 말이다. 실내랑 실외를 오가는 동선이 자연스러운 건 분명 큰 장점이다. 그런데 그게 자연스러운 만큼 하객들이 실내외로 너무 분산되면 사진 찍을 때 제대로 다 모일 수 있을까 하는 사소한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완벽한 결혼식을 꿈꾸는 게 아니라, 그냥 무난하게 치르고 싶은 마음인데도 막상 눈앞에 닥치니 이것저것 따질 게 참 많다.

결국 선택은 미궁 속으로

투어를 마치고 나오니 저녁 7시가 다 되어 있었다. 하루 종일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다리도 아프고, 머릿속은 복잡해서 근처 카페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친구한테 물어봤는데, 친구는 무조건 실내에서 깔끔하게 하는 게 제일이라고 하더라. 근데 나는 또 야외의 그 싱그러운 느낌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고. 브라이튼하우스한남이 주는 그 감성은 분명 매력적이었지만, 예산 문제부터 날씨 걱정까지 따져보니 결정을 내리기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어쩌면 웨딩홀 선택이라는 게 정답이 없는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당장 다음 주에 또 다른 곳 투어를 가기로 했는데, 벌써부터 피로가 몰려오는 기분이다.

댓글 1
  • 야외 공간은 정말 멋졌지만, 날씨 때문에 걱정이 많았어요. 아파트 단지 설계랑 비슷한 동선 때문에 묘하게 당황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