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40명 정도 초대하는 작은 결혼식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부산에서 40명 정도 초대하는 작은 결혼식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부산에서 가족끼리만 하려던 작은 결혼식의 시작

처음에는 단순히 생각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게 번거롭기는 하지만, 어차피 양가 합쳐서 40명에서 50명 정도만 모일 건데 큰 식장이 굳이 필요할까 싶었다. 호텔 대연회장 같은 곳은 당연히 제외했다. 우리가 원하는 건 화려한 조명이나 긴 버진로드보다는, 밥 맛있게 먹고 다 같이 얼굴 보며 웃는 그런 자리였다. 그런데 막상 부산 웨딩홀 투어를 시작해보니 이게 생각보다 복잡했다. 그냥 식당을 빌릴까 싶어 부산진구 근처 카페나 갤러리도 기웃거려 봤는데, 막상 40명이라는 인원이 적당히 섞여서 식사까지 해결할 공간을 찾으려니 동선이 영 안 나왔다. 신부 대기실은 고사하고, 하객들이 앉을 의자 배치만 고민하다가 하루가 다 갔다.

웨딩홀 투어 대신 뷔페 전전하던 날들

결국 괜찮아 보이는 몇 곳을 추렸는데, 여기서부터가 문제였다. 상담 예약을 잡으려니 소규모 웨딩은 주말 황금 시간대에 아예 안 받는 곳이 많았다. 어떤 곳은 보증 인원이 100명 이하라면 아예 대관료가 기본 예식보다 비싸진다고 해서 뒷걸음질 쳤다. 사실 결혼식 비용이 두 달 연속 하락했다는 기사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현실은 전혀 달랐다. 식대만 따져도 1인당 6만 원에서 8만 원 사이인데, 여기에 대관료랑 생화 장식 비용까지 더하면 일반 예식장보다 가성비가 좋다는 말은 다 옛말처럼 느껴졌다. 부산에 있는 호텔 연회장 중 몇 곳도 문의해봤는데, 스카이99 그릴이나 이런 곳은 분위기는 참 좋은데 막상 40명이 한꺼번에 앉아서 식을 진행하기엔 옆 테이블이랑 너무 가까워서 민망할 것 같았다.

플래너 없이 준비하다가 지쳐버린 동선

서울에 살면서 부산 예식을 준비하는 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었다. 주말마다 KTX를 타고 내려가서 웨딩홀 한두 곳씩 돌아보는 게 일상이 되었는데, 이게 쌓이니까 나중에는 그냥 아무 데나 예약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부산 웨딩플래너를 끼면 좀 편할까 싶어 몇 번 연락도 해봤지만, 다들 대규모 예식 위주로 제안을 주셔서 소통이 자꾸 엇갈렸다. 나는 그냥 가족들끼리 주례 없이 담백하게 하고 싶은데, 자꾸 스냅업체랑 드레스랑 묶인 패키지를 강요하는 느낌이라 마음이 불편했다. 결국 웨딩드레스 브랜드나 스튜디오 촬영은 그냥 서울에서 해결하고, 부산은 진짜 예식 장소랑 식사만 집중해서 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비싼 대관료와 좁혀지지 않는 고민

결국 부산시민공원 근처나 동래구 쪽의 하우스웨딩 느낌 나는 곳들을 몇 군데 더 봤다. 어떤 곳은 구조가 참 예뻤는데, 주차장이 너무 협소해서 어르신들이 오시기엔 좀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50명 정도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막상 주차 공간이랑 화장실 위치, 신부 대기실까지 고려하려니 선택지가 거의 사라졌다. 인구 구조가 변해서 작은 결혼식이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산의 예식 산업은 큰 규모의 식장에 맞춰져 있다는 게 뼈저리게 느껴졌다. 대관료를 낼 바에야 차라리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는 곳을 빌리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또 예식 전문 시설이 아니면 마이크 하나 연결하는 것도 일일이 챙겨야 하니 머리가 아프다.

아직 결론 내리지 못한 채 맴도는 마음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어디를 예약해야 할지 명확한 답이 안 나온다. 주말에 또 부산에 내려가서 송도 근처에 있는 곳을 한 번 더 둘러볼까 생각 중이다. 1층부터 2층까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데, 이번엔 좀 다를지 모르겠다. 결혼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하다는 글을 읽으면서 나도 마음을 다잡지만, 막상 부모님은 ‘남들 다 하는 규모로 하지, 왜 사서 고생하냐’는 눈빛을 보내실 때마다 조금 흔들리기도 한다. 사실 소규모 웨딩이 대단한 철학이라기보다, 그냥 우리 성격에 맞는 방식으로 하고 싶은 것뿐인데 그게 참 어렵다. 다음에 내려가면 그냥 좀 더 마음을 비우고, 정말 우리가 밥 먹고 싶었던 곳으로 정해버릴까 싶기도 하다. 이 고민이 언제쯤 끝날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번 주말에는 주차장 상태부터 먼저 확인해봐야겠다.

댓글 2
  • 주차 공간 때문에 어르신들이 불편할 뻔했어요. 가족 행사처럼 편안하게 진행하는 게 더 중요하겠네요.

  • 카페나 갤러리 같은 곳도 40명 수용하기엔 공간이 부족하더라고요. 가족 행사 같은 거 할 때도 비슷한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았어요.